다이토구 야나카 덴노지
도미쿠지에 당첨된 복권은 불에 타버렸을까?
불로 모든 것을 잃은 남자에게는 한 장의 복권이 남아 있었다
‘도미쿠지’라는 것은 오늘날의 복권을 말합니다. 일확천금을 노리는 서민들이 오락인데 확률로 생각하면 좀처럼 당첨되기가 힘듭니다. 하지만 사지 않으면 당첨도 안 된다고 생각하며 사버리는 사람이 많은 걸 보면 지금도 옛날도 사람이란 건 비슷한가 봅니다.세계 최초 복권은 한나라 시대의 중국. 한나라를 만든 유방의 참모였던 장양이 만리장성 건설을 위해 복권으로 자금을 모은 것이 그 시초가 되었다는 설도 있고, 로마의 카이사르가 건설비 조달을 위해 이용한 것이 시초라는 설도 있습니다.예로부터 무언가를 짓는 등 큰 비용이 필요할 때에 서민에게 꿈을 팔아서 돈을 모으는 것이 복권이었던 것입니다. 도쿠가와 정권이 일본을 통치하던 에도시대에 나온 복권도 신사나 절이 주최한 것입니다. 그 목적은, 신사나 절의 권진(건물의 수복이나 증축, 불상 제작 등)을 위한 것이었습니다.그런데 이 도미쿠지가 유행했던 곳은 유시마텐만궁, 메구로후도, 그리고 아냐카의 덴노지 절이었습니다. 이곳은 에도 삼대 ‘도미(복)’라 불리며 굉장히 붐볐다고 합니다.도미쿠지는 도쿠가와 정권이 종종 금지령을 내릴 때도 있었는데 이 세 곳은 금지령 중에도 도쿠가와 정권의 특별한 허가를 받고 도미쿠지를 판매하고 있었습니다.도미쿠지는 당선발표도 굉장히 성대하게 행해졌습니다. 커다란 상자에 판매 수와 같은 수의 표를 넣고 송곳을 상자 구멍에 찔러 넣어 꽂혀 나온 표가 당선번호가 됩니다. 그리고 그 번호의 패를 가지고 있던 사람에게 당첨금이 주어지는 방식이었습니다.이 도미쿠지는 서민들의 소원이 담겨있지만 여러 가지 에피소드들도 생기게 됩니다. 그래서 이 도미쿠지를 소재로 한 라쿠고나 만담 작품도 있습니다. 라쿠고 <도미히사>가 그 대표적인 예일 것입니다.술버릇이 고약해 일도 가족도 잃은 구조라는 남자가 친구의 권유로 도미쿠지를 사서 이미 당첨된듯한 기분으로 지내는 장면을 보고 있으면, 당첨되면 뭘 사지, 어디에 여행을 가지라고 망상하는 우리들의 모습이 겹쳐질 것입니다.구조는, 은인의 집 쪽에 불이 난 것을 보고 급히 달려간 것이 계기가 되어 그 집에서 일할 수 있게 되었는데 화재 위로주를 마신 것이 원인이 되어 또다시 실패하고 맙니다. 몇 번이고 반복하는 이런 한심한 모습도 재미를 더해줍니다.이런 서민의 모습을 그린 라쿠고 <도미히사>의 무대는 야나카 덴노지 절입니다. 어떤 이야기인지 본편에서 확인해보세요. 가능하면 라쿠고 무대도 꼭 한번 관람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