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토구 야나카 묘지
가부키의 이단아 나카무라 나카조
명작 가부키에 새로운 연출을 만들어낸 대배우 나카무라 나카조
1780년대에서 1790년대까지의 가부키 세계에, 나카무라 나카조란 이름의 명배우가 있었습니다. 가부키는 자식이 부모의 이름을 물려받아 배우가 되는 일이 많았기에 가부키로 유명한 가문이 아닌 사람이 성공하는 것은 힘든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나카무라 나카조는 자신의 힘으로 유명한 배우가 된 사람이었습니다.나카무라 나카조의 이름을 세상에 알릴 수 있었던 것은 4대째 이치카와 단주로 덕분이었습니다. 이치카와 단주로는 연습 중간중간 소극장을 찾아 돌며 연기 공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한 소극장에서 상연되는 작품을 보던 중에 재미있는 배우를 한 명 찾아냈습니다.다른 배우들과 달리 혼자만 금빛 휘황찬란한 의상을 입고 얼굴은 새빨갛게, 눈꼬리는 짙게 칠해 무서운 느낌이 드는 배우였습니다. 혼자만 빛나고 있었습니다. 그 배우가 바로 나카무라 나카조였습니다. 그가 마음에 든 이치카와 단주로는 그를 키워주기로 합니다.한편, 이치카와 단주로는 인기 작품 <가나데혼 주신구라>를 상연하게 됩니다. 이 작품에 나카무라 나카조를 기용하기로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치카와 단주로가 나카무로 나카조에게 준 역은 ‘사다쿠로’란 배역이었습니다. 이 배역에 나카무라 나카조는 크게 실망하였습니다.사다쿠로는, 살인과 강도로 생활을 유지해가다가, 하야노 간페이란 자가 돈을 훔치고 있던 그를 멧돼지로 착각하여 활을 쏜 바람에 목숨을 잃는 보잘것없는 역할이었던 것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이 사다쿠로가 나오는 장면이 되면 관객들은 도시락을 먹거나 친구와 담소를 나누곤 하였습니다. 관객들의 인상에 전혀 남지 않는 장면입니다.연습생 시절이 끝나고 겨우 큰 무대에 설 수 있어 기뻐했지만 이런 보잘것없는 역을 맡은 것에 대해 나카무라 나카조는 슬퍼하며 고민하였습니다. 기운 빠진 나카무라 나카조에게 동료 배우가 조언하였습니다. “보잘것없는 역할이라 생각한다면 나카무라 나카조가 새로운, 멋진 사다쿠로를 만들면 되잖아. 이런 식으로 연기해야 한다고 정해진건 없어. 세상도 변해가니까 역할도 바뀌어가야해.”아차 싶었던 나카무라 나카조는 아무도 연기한 적 없는 사다쿠로를 만들기 위해 분투하였습니다. 이윽고 탄생한 것이, 지금까지 산적의 옷을 입고 있던 사다쿠로가 아닌, 우산을 들고 세련된 모습으로 나타난 사다쿠로였습니다. 온몸을 분으로 하얗게 칠하자 검은 옷이 눈에 띄게 빛나서 멋지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나카무라 나카조의 이름이 순식간에 유명해졌습니다. 나카무라 나카조가 연기하는 사다쿠로, 본편에서 자세히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