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바시구 샤쿠지이가와 게도바시
민화 <구두쇠 로쿠상>
돈을 전혀 쓰지 않는 구두쇠에게는 이유가 있었다
일본 옛날이야기에 자주 나오는 직업 중 하나가 거지입니다. 거지를 직업이라 부르는 것도 이상하지만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을 때가 많습니다.거지는 일본어로 고지키(乞食), 음식을 구걸한다는 한자를 씁니다. 즉, 다른 사람들의 동냥을 받는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동냥을 받는 것은 불교 수행 중 하나이기도 하므로 옛날이야기 중에서, 거지가 신이나 부처님의 화신이라서 거지에게 상냥히 대한 사람이 신이나 부처님의 은혜를 받는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래서 거지는 옛날이야기에 자주 나오는 것입니다.그리고 옛날에 이런 사람들은 강가에 살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예전에는 치수기술이 발전하지 않아서 큰비가 오면 하천이 자주 범람해 홍수가 일어나곤 했습니다. 그래서 강가는 주택지가 개발되지 않았고, 건물이 들어서더라도 홍수로 쓸려가기 십상이었습니다. 그래서 집이 없는 사람들이 살 수 있는 넓은 땅이 많이 남아 있었기 때문에 강가에는 가난한 사람들이 살고 있었던 것입니다.이런 배경 때문에 거지가 강가에 살며 다리 위에서 구걸하는 모습이 옛날이야기에 자주 등장하는 것입니다.지금의 이타바시구 샤쿠지이가와 강 근처에 게도바시라는 다리가 있었습니다. 이 다리 근처에도 거지들이 많이 살고 있었습니다. 거지 중에서는 ‘로쿠상’이라는 이름의 나이든 거지가 있었습니다. 이 다리는 중요한 가도를 잇고 있었기 때문에 매일 많은 사람의 통행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거지들이 돈을 구걸하면 돈을 주는 사람들이 많았고 어느 정도 생활을 해 나갈 수 있었습니다.이 로쿠상도 많은 사람의 동냥을 받으며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로쿠상은 좋은 사람이라 아이들이 놀려도 화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로쿠상은 마을 사람들과도 사이좋게 지내고 있었습니다.그러던 어느 날, 로쿠상이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나이가 든 거지였기 때문에 수명이 다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다른 동료 거지들도 로쿠상의 죽음을 안타까워하였습니다. 그리고 다 같이 로쿠상의 장례를 치러주었습니다. 장례식이 끝난 뒤 로쿠상이 살고 있던 움막을 정리하던 중 마루 밑에서 대량의 동전이 든 항아리가 발견되었습니다. 로쿠상은 물건도 사지 않고 검소하게 살고 있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저금은 있을 거라 생각하였지만 다들 깜짝 놀랄 만큼의 금액이 있었던 것입니다. 구걸하지 않고도 살 수 있을 만큼의 금액이었습니다.그러던 중, 돈이 들어있던 항아리 속에 로쿠상의 유언이 남겨져 있었습니다. 모두를 감동하게 한 로쿠상의 유언이란 건 대체 어떤 내용이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