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오구 니혼바시
민화 <거지가 준 수건>
거지의 수건으로 얼굴을 닦고 눈부시게 아름다운 미인이 되다
옛날이야기나 민화 중에 마음씨는 따뜻하지만, 불운한 사람들이 신이나 왕자님의 은총을 입어 행복해진다는 이야기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중 유명한 것이 그림동화 <신데렐라>일 것입니다. 일본에도 계모에게 괴롭힘을 당한 공주가 귀족 남자의 도움을 받고 결혼하게 되는 <오치쿠보 모노가타리>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느 시대의 사람들도, 착한 사람이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는 공통적인 바람을 가지고 있었을 것입니다.도쿠가와 정권이 일본을 통치하던 에도시대에도 그런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에도에 해산물을 취급하는 가게가 있었습니다. 이 가게에는 오우메란 이름의 여자아이가 일하고 있었습니다. 오우메는 굉장히 마음씨가 착하고 누구에게나 친절하였습니다. 그리고 가게에서도 최선을 다해 일하였습니다. 모든 사람이 오우메를 좋은 아이라고 인정하였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오우메의 얼굴은 예쁘다고는 할 수 없었습니다.남자들은 바보이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사람이더라도, 얼굴이 예쁜 사람과 사귀거나 결혼하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오우메도 좋은 사람이라는 평가에서 끝날 뿐 연애를 하진 못하였습니다.어느 더운 여름날, 오우메는 가게 앞에 물을 뿌리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거지 한 명이 가게를 찾아왔습니다. 이 거지가 물을 뿌리고 있는 오우메에게 마실 물 한 잔만 주시오라고 부탁하였습니다. 그때 가게에 있던 여주인은 거지에게 줄 물 따윈 없다며 그를 쫓아 보냈습니다. 하지만 오우메는 이 더위에 불쌍하다고 생각하여 주인 몰래 물과 주먹밥을 거지에게 주었습니다.굉장히 기뻐한 거지는, 작은 답례라며 자신이 들고 있던 더러운 손수건 하나를 오우메에게 주었습니다. 그날 밤, 오우메는 꿈을 꾸었습니다. 눈앞에 관음보살님이 나타나 오우메의 얼굴을 자상하게 쓰다듬었습니다. 그러자 오우메의 얼굴이 매우 아름답게 변하였습니다.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오우메는 허겁지겁 거울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거울 속에는 변하지 않은 그녀의 얼굴이 있을 뿐이었습니다. 아직 어린 여자아이였기 때문에 그녀는 자신의 외모에 관심이 많았고 슬픈 마음이 들었습니다.그날, 언제나처럼 가게에서 일하던 오우메는 가게의 남자직원에게 외모를 놀림당하였습니다. 그에 서운했던 오우메는 눈물을 흘렸고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거지에게 받은 손수건으로 얼굴을 닦았습니다. 그러자 오우메에게 기적이 일어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