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토구 아자부주반 상점가
빨간 구두를 신은 소녀
동요 <빨간 구두>에 숨겨진 슬픈 이야기
일본은 비교적 잘 사는 나라라고 생각되어집니다. 물론 지금은 그럴지도 모르지만, 이 또한 최근의 일입니다. 세계 2차대전 전까지는 생활을 위해 외국으로 건너가는 이민자 수 또한 적지 않았습니다. 대표적으로 브라질에 이민 가는 사람들이 많았고 미국에서는 하와이에 많은 일본인이 살기 시작하였습니다.이렇게 일본인이 외국에 건너가 사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었습니다. 대부분은 성인이 단신으로 건너가, 그 이후 가족들이 다 같이 이동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하지만, 그중에는 아이들이 외국인의 양자로 입양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일본에서 유명한 <빨간 구두>라는 노래는 그렇게 외국으로 입양 가는 아이들에 대한 노래입니다.이 노래의 주제가 된 이야기가 있습니다. ‘기미짱’이란 이름의 여자아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기미짱은 1902년에 태어난 여자아이였습니다.기미짱은 엄마와 둘이서 사는 편모가정이었습니다. 굉장히 가난한 삶을 살았다고 합니다.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기미짱의 엄마는 일을 찾아 홋카이도로 이주하였습니다. 홋카이도에서 스즈키 시로라는 남성을 만나게 됩니다. 스즈키 시로와 기미짱의 엄마는 재혼하여 기미짱에게는 아버지가 생겼습니다. 새아버지가 된 스즈키 시로도 기미짱을 귀여워해 주었습니다.하지만 세 사람의 삶도 풍족해지진 않았습니다. 기미짱의 엄마와 스즈키 시로는 홋카이도 개척 일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아직 개척이 진행되지 않은 땅에 밭을 만들어 작물 농사를 짓는 일을 시작하였습니다.하지만 홋카이도의 겨울은 몹시 과혹하여 힘이 빠져 세상을 떠나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기미짱의 부모는 아직 세 살이었던 기미짱을 데려갈 수 없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기미짱의 부모는 기미짱을 외국인 선교사 부부에게 맡기게 되었습니다. 가난한 자신들과 지내는 것 보다 외국인 선교사 품에서 따뜻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게 훨씬 행복하다고 생각하여 두 사람은 엉엉 우는 기미짱과의 이별을 택하였습니다.하지만 홋카이도의 개척 일은 생각보다 훨씬 과혹하였습니다. 이 일을 그만둔 스즈키 시로는 1907년, 홋카이도의 작은 신문사에 취직하였습니다. 이곳에서 스즈키 시로와 기미짱의 엄마는 일본을 대표하는 작사가 노구치 우조를 만나게 됩니다.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은 노구치 우조 또한 1908년에 태어난 지 7일째 되는 여자아이를 잃은 상태였습니다. 아이를 잃은 슬픔과 괴로움을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노구치 우조는 기미짱을 모델로 한 <빨간 구두>라는 노래를 작사하였습니다. 이 노래에는, 빨간 구두를 신은 여자아이가 외국인과 함께 떠난다는 가사가 나옵니다. 그리고 외국인처럼 파란 눈을 가지고 외국에서 지낸다는 가사가 나옵니다. 하지만 이 가사는, 사실과는 내용이 다릅니다. 기미짱의 운명은 훨씬 더 슬픈 쪽으로 흘러갔던 것입니다.